 염증환자의 날짜별 회복 경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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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언급한 염증환자의 치료과정을 날짜별로 정리해보면서 매 순간순간 난감하고 힘들었던 부분들을 통해 다시는 이런 문제가 생기지 않기를 다짐해보고 또 비슷한 문제로 고민할 의료진이나 환자분들에게 참고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2014년 3월 13일 수술일 겨드랑이절개로 내시경을 이용하여 수술했다. 물방울 보형물 320g을 넣고 비교적 좋은 모양과 상황으로 잘 마무리 되었고 환자와 남편분은 수술후 같이 식사를 하면서 생각보다 편하다는 이야기를 나눴다고 한다. 2014년 3월 21일 수술후 8일 그동안 환자분은 열이나거나 하지 않았으며 가슴모양은 정상적이었고 멍이나 부은 정도도 이상이 없었으나, 혼자 눕고 일어나는 것이 힘들어 하셨다.(다른 분들도 2주정도는 혼자 눕고 일어나는 것이 힘들었기에 큰 문제로 생각되지는 않았다.) 병원에 있는 초음파를 보니 보형물 주변에 약간의 피가 고인 것 같아서 주변 영상의학과에 보내어 검사를 의뢰하였다. 오른쪽에서 40cc 왼쪽에서 20cc의 체액을 뽑아서 오셨는데 그 양상은 20년 가슴성형 중 처음보는 것이었다. 첫인상은 고름이었지만 인정할 수 없었다. 각종 세균배양 검사와 혈액검사를 하고 항생제를 투약하면서 다음날 다시 보기로 하였다. * 무슨 기도를 해야하나 암담했다. 하나님이 하실 일을 기대해보자는 향련씨의 말이 위로가 되었다. 2014년 3월 22일 어제 혈액검사에서 염증을 의심할만한 ESR(적혈구 침강속도 정상 0-20)수치가 67 백혈구 수치가 12,200 (정상 3600-9800)이 나왔으며 도말 검사상에는 세균은 없었으나 많은 백혈수가 나와서 염증이 거의 확실시 되었다. 다시 주사기로 뽑은 체액도 3월 21일에 뽑은 것과 같은 양상으로 오른쪽에서 17cc 왼쪽에서 15cc 나왔다. 백을 제거하는 결정을 내려야하는 순간이었다. 남편분과 환자분께 배농을 위해서 가슴 밑부분 절개를 통해서 백을 제거해야하며 배농이 저절로 상처가 아물 때까지 오랜 시간 환자가 힘든 순간을 보내야 함을 설명드렸고 환자분과 남편분은 상황을 받아들였다. * 내가 간구했던 것은 제거하는 것이 아니었지만 하나님의 선한 뜻이 있을 것이라 막연히 생각하며 빠른 회복을 구했다. <백 제거 수술> 안쪽 상황은 시간이 얼마 안되어서일까 염증소견이 심하지 않았다. 특히 위쪽은 전혀 염증을 의심할만한 상태가 아니었고 아랫부분은 육아조직등이나 살이 녹아나오는 것은 보이지 않았지만 지방세포들이 건강해보이지는 않았다. 아래쪽의 문제로 염증이 발생했다는 생각이다. 2014년 3월 24일 제거후 2일 이런 상황에서 무엇이 환자를 위해 가장 우선되어야 할 것인가를 생각해보았다. 환자의 생명과 관련하여 위중할 수 있는 무엇인가가 있다면 대학병원으로 전원조치를 해야할 것이나 단순히 염증을 치료하는 문제라면, 자주 보고 세심한 배려를 제공하기에는 대학병원보나는 내가 치료해드리는 것이 좋겠다는 판단이었다. 혹시나 가슴의 다른 부분에 문제는 없는지에 대한 조사를 위해 흉부 CT를 촬영하였다. 다행히 흉곽 안쪽 상황은 별 이상이 없었다. * 이번일은 여러모로 나에게 충격적이었다. 20년간 5-6회의 염증을 경험했는데 모두 물이 차는 정도였고, 한쪽에만 발생했는데, 양쪽에서 더구나 고름처럼 나오는 것은 처음이었다. 다른 환자에게도 비슷한 문제가 생기면 안되겠다는 생각에 처음부터 모든 시스템을 다시 재정비 하며 철저하게 확인을 다시 하였다. 2014년 3월 25일 백제거후 3일 매일 나오는 농의 양이 크게 변화가 없다. 어제 나간 혈액검사상 염증 지수의 변화도 거의 변화가 없다. 2014년 3월 27일 제 5일 환부를 세척하면서 농의 농도는 옅어지고 양도 줄어들고 있다. 3월 21일 주사기로 빼낸 농의 배양 결과상 녹농균이 나왔다. 녹농균은 병원감염과 기회감염을 많이 일으키며 특히 화상환자에게 자주 감염되는 균으로 대학병원에 근무할 때 많이 접한 균이다. 기억에는 전염력이 강하고 항생제에 쉽게 내성을 보이는 경향이 있는데 다행히 많은 항생제에 감수성을 보이고 있다. 2014년 3월 29일 제 7일 혈액검사상 백혈구가 9,600으로 정상 범위로 떨어지고 ESR도 46으로 아직 높지만 처음 결과에 비해선 좋아진 상태이다. 나오는 양과 성상도 많이 개선되었다. 비교적 양호하였던 위쪽 공간은 붙었는지 세척액이 위로 올라가지 않는다. * 언제쯤 완쾌될까 환자가 궁금해 한다. 나도 궁금하다. 앞으로 1주일정도면 좋아지지 않을까하는 기대를 해본다. 2014년 4월 4일 제 13일 백혈구 수치는 9,000 ESR도 24로 거의 정상에 가깝게 떨어지고 있다. 그러나 안에를 세척할 때 공간이 아직 넓다. 아기용 칫솔을 소독해서 안에 죽은 살을 긁어내는 것이 치료기간을 앞당길 것 같은 판단에 오늘부터 마취를 하고 안에를 긁어내기로 했다. 2014년 4월 7일 제 16일 왼쪽은 상처를 벌려도 안에서 아무 것도 나오지 않고 오른쪽은 벌리면 약간 나오기는 하지만 안에 많이 고인 느낌은 없어서 위쪽에 남아있는 염증 공간이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MRI를 의뢰하였다. 누워서 검사하기를 원했지만 선생님은 유방호일을씌워서 엎드려찍는 일반적 방법을 선택하셨다. 엎드려 찍는 과정에서 환자분이 통증과 불편함을 느꼈고 MRI소견에서 오른쪽 위쪽에 작은 농포와 공기주머니가 확인 되었다. 왼쪽은 별문제 없이 아물었다는 판정을 받았다. 그러나 MRI를 찍는 과정 중, 엎드려서 유방을 압축하는 과정에서 오른쪽 위쪽 공간이 아래부분과 통하면서 세척시 위쪽까지 세척액이 올라가고 환자분은 더 불편해하였다. 24까지 떨어졌던 염증지수 ESR도 47로 다시 올라가서 염증이 MRI후 위로 올라가는 느낌이다. * 언제쯤 끝날까를 확인하기 위함이었는데, 다시 새로운 국면의 시작 같았다. 환자분도 곧 끝날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오른쪽이 좀 더 악화된 소견에 실망하고 걱정을 하시는 듯 했다. 안아프던 위쪽도 누르면 좀 통증이 생겼다. 염증의 악화로 대학병원으로 전원을 하는 시기를 놓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으로 환자분과 대화를 나눴는데 환자분은 그럼에도 여전히 나에 대한 신뢰를 보여주셨다. 2014년 4월 14일 제 23일 왼쪽은 완전히 나았지만 곧 나을 것 같던 오른쪽은 매일 조금씩 나오는 것이 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환자분이 치료가 오래 지속되어서 어린 따님을 친정에 보내셨다고 한다. 치료에 전념할 수 있게 되어 하루 한번 세척하던 것을 하루 세 번으로 늘렸다. 마음의 부담이 훨씬 줄어들고 치료의 전환기를 맞이할 것 같은 기대감을 가질 수 있었다. 2014년 4월 21일 제 30일 환부의 상태는 급 호전되었다 4월 22일부터는 세척을 더 이상 하지 않고 서서이 겉에 살이 붙도록 지켜볼 계획이다.. 검사는 염증 수치 ESR이 20으로 턱걸이 백혈구수치는 4500 혈액검사상으로는 끝이 보이고 있는 것 같다. 환자분과 가족들도 병원에 매일 출근하여 치료하는 부분에 대해 많이 배려해주셔서 편안히 병원생활?을 하시고 계셔서 고맙다. 2014년 4월 25일 제 35일 며칠 째 나오는 것이 없어서 항생제 투약을 중지 할 시기를 가늠하고자 영상의학과에서 초음파와 엑스레이 검사를 시행하였다. 검사 소견은 이상 없는 것으로 나왔다. 2014년 5월 1일 제 41일 치료를 끝내고 환자분과 남편분과 함께 앞으로의 상황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환자분과 남편분은 친정에 맡긴 어린 따님을 데리러 간다면서 염증이 마무리된 것에 기뻐하셨다. * 처음 기대와 달리 치료에 오랜 시간이 지났고, 중간에 예상치 못했던 일들도 있었지만, 치료하는 과정 내내 환자분께서 의사에 대한 믿음을 잃지 않으시고, 끝까지 함께 해주셔서 깊은 감사를 드린다. 또한 잠시의 시간이었지만 함께 하나님을 나눌 수 있어서 큰 위로를 경험하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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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석
2014-05-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