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중 종종 입가에서 나오는 소리가 있다.

"할렐루야! 감사합니다!!"


"큰 사고가 났었나요?"

"아니요?

"집도의가 해야할 일을 다 하지 않고 하나님만 쳐다보는 것은 너무 무책임한 것이 아닌가요?"



내가 수술을 들어가기 전에 기도를 하는 것은
단순히 수술 뿐 아니라 이 수술이라는 상황가운데 환자와 의료진만 있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함께 하심을 고백하는 과정이다.


수술 중에 기도를 하는 것은
내가 아무리 노력해도 나에게는 어쩔 수 없는 한계가 있기에 기도할 수 밖에 없다.


수술의 안정성과 결과에 철저한 지혈은 필수덕목이다.
대부분의 경우 철저한 예방적 지혈(Preventive hemostasis)로 혈관이 손상되어 출혈을 일으키기 전에 혈관을 전기 소작하여 공간이 피로 물들지 않도록 하고 있다(윗그림 Dry Pocket).


수술후 혈압이 오르거나 가슴근육에 힘을 주거나 또는 특별한 이유 없이도 수술후 없던 출혈이 손상된 혈관으로부터 새롭게 시작될 수 있다.
출혈이 심하면 다시 수술실에서 지혈을 위한 수술을 해야하는 경우도 생길 수 있고 작은 출혈이 있다가 없어진 경우도 회복시 통증이나 장액종, 구축 등 다른 부작용과 무관치 않다.


처음 수술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발견되는 혈관은 눈에 잘 보이지만 출혈되지 않고 단순히 막혀있는 끊어진 혈관을 수술시야에서 발견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고 출혈을 일으켜야 눈에 들어오게 된다.
출혈이 전혀 없는 공간에서 갑자기 새로운 출혈점이 보이거나
보형물을 넣고 난 후 출혈점이 있는지 점검할 때 새로운 출혈점이 보이거나
절개선을 봉합하기 직전에 새로운 출혈점이 보이는 상황이 간혹 있는데
이 경우 내 입에서 감사의 기도가 나올 수 밖에 없다.


혹시라도 뒤늦게 시작할 출혈점이 있다면 봉합하기 전에 보여주시고 봉합후에는 출혈점이 발생하지 않도록 살펴주십사 기도를 하는데
수술과정에서 여러번 출혈점 여부를 확인 하더라도 불완전할 수 밖에 없다.

수술에 도움을 주는 우리 수술실 스탭들도
이제는 "할렐루야! 감사합니다!" 하면
수술시야를 보지 않고도 출혈여부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지혈을 하고 있구나 알아차린다.


오늘도 나를 하나님의 도구로 사용하여 주심에 감사드린다.